한동훈 "이재명 쓰레기 발언" 이재명 "대통령 비하해도 돼"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사흘차이자 첫 주말인 30일. 여야 수장들은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상대당 때리기에 집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공세에 나섰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하해도 된다"고 맞받아쳤다. 선거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부천 지원 유세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경기 안산갑)·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 등을 겨냥해 "(이들의) 쓰레기 같은 말들을 정말 불편하지만 한 번 들어봐 달라"며 설전에 불을 붙였다.

그는 편법 대출 논란이 제기된 양 후보에 대해 "이 사람들은 항상 이런 식이다. 우리 같은 선량한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라 하고 모든 고통을 감내하라면서도 뒷구멍으로는 늘 이런 식"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김 후보에 대해선 "초등학생을 성관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그 대상으로 비유를 들었다"며 "이런 쓰레기 같은 말이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또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 대표는 이 사람도 정리되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더하지 않느냐"며 "이 대표가 자기 형수에 대해 한 말을 들어봐 달라"고 직격했다.

이어 "김준혁과 이재명의 쓰레기 같은 말들, 그게 바로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여러분 위에 군림하며 머릿속에 넣고 정치로 구현할 철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전 서울 신촌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한 데 대해 "예전 채널A 사건 때, 내가 공격받을 때, 녹취록 나온 말을 들어봐 달라"며 "다소 거친 말을 해도 여러분의 생각과 기준에서 벗어나는 생각과 말을 한 것들이 있나"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뭐 같이' 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며 "'삐 소리'가 나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정치에 나오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후 민주당에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는 데 대해 "민주당은 내가 막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재명 대표가 과거 형수에 대해 한 말이 쓰레기 같은 말이 아닌가? 나는 물릴 생각이 없다. 그 말들은 명백히 쓰레기 같은 말들이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한 위원장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 배우자의 '다단계업체 거액 수임' 논란도 언급하며 "'160억원만 안 넘으면 된다'고 한다, '검사장을 그만두고 얼마 있다가 한 건에 22억 당기는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검사로 살아본 나도 그런 숫자로 변호사비를 당긴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그 돈은 다단계 피해자의 피 같은 돈이다. 다단계 범죄는 살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와 관련해 "조 대표 일가의 수사는 사실 과도하게 됐다기보다는 당시 권력, 문재인 정부 권력에 눌려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며 "무슨 대단한 핍박 받았다는데 재산 줄었나? 그대로 50억원 넘는 자산가다. 나보다 (재산이) 많다. 그런데 나랏빚은 안 갚고 있다. 왜 웅동학원은 내놓지 않나"라고 따졌다.

한 위원장은 "조국이라는 분이 자기 이름으로 당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허경영 씨 같은 분 말고 자기 이름 앞세워서 당을 만드는 주류 정치인을 봤나. 예를 들어 '동훈당' 이러면 골 때리는 것 아니냐"라고도 말했다.

그는 "당당하게 나서면 우리가 이긴다. '이·조(이재명·조국)심판'은 민생개혁이고 정치개혁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민생개혁, 정치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사람들, 범죄자들을 치워버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쓰레기 같은 말' 발언에 대해 "정치 언어를 더는 오염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강민석 중앙선대위 공보본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불과 며칠 전 '정치 개 같이 한다'는 막말로 물의를 빚었던 한 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쓰레기'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쓰레기란 말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 아니다.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걸 모르냐"며 "정치 정말 이상하게 한다. 우리 아이들이 들을까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범죄 변호 후보들, 역사 왜곡 막말 후보들, 투기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자당 후보들로 인해 다급한 심정임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선거도 좋지만 이성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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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