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재명 거의 따라잡았다…오차범위내 추격, 계양을 판세 요동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재명 대표(60,사진 왼쪽)를 인천 계양을에 단수공천하면서 일찌감치 계양을에 출마해 표밭을 일궈온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60,사진 오른쪽)과 ‘명룡대전’이 성사됐다.
계양을에는 이재명, 원희룡 후보외에 한때 이재명 대표 측근이었다가 대장동 등 일련의 사건으로 등을 돌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54·자유통일당), 고혜경 후보(56·진보당)가 출사를 던졌다.

계양을은 2004년 17대 총선 때 계양갑, 계양을로 선거구가 분리된 후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고는 민주당이 모두 이겼다. 여권은 2010년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당선된 것이 유일한 승리였으며 2012년 19대 총선에서 최원식 전 의원의 당선으로 계양을을 내줬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6~18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하고, 20~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면서 5선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표는 원래 경기도 성남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경기도를 기반으로 정치역량을 키워왔으나 지난 2022년 6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생긴 계양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계양에 이렇다할 정치적 연고가 없는 이 대표는 55.24%를 득표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를 10.49%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선거때마다 민주당 강세가 지속되면서 계양을은 진보 텃밭이자 보수 험지로 분류돼 왔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초기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3월 1~2일 계양을 18세 이상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좁혀졌다. 이재명 45.2%, 41.6%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35%p다.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고혜경 진보당 후보와 자유통일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각각 2.0%로 나타났다. 기타 후보는 1.4%, ‘지지 후보 없음’은 5.4%, ‘모름’ 2.4%였다.


4·10 총선에서 양자 대결이 펼쳐질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 47.8%, 원희룡 전 장관 43.3%로 나왔다. 오차범위 내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4%, 국민의힘 37.7%, 새로운미래 2.8%, 개혁신당 2.4%, 녹색정의당 1.4%, 진보당 1.0% 순으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이 없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9.1%다.

이번 조사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ARS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7.5%다.

인천 계양을은 2000년 이후 실시된 8번의 국회의원 선거(재보궐 및 분구 포함)에서 2010년 보궐선거(한나라당 이상권)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송영길 전 의원은 이곳에서 2000년부터 5선이나 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이 지역에서 52.2%를 득표해 윤석열 후보(43.6%)에 크게 앞섰다.

원 후보 캠프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눈치다. 캠프 한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이 계양을 주민을 매일 만나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기존 정치인들과 대비해서 보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은 계양을이 너무 쉽다는 생각에 (유권자를)이용만한다. 매 선거 후보 공약도 동일하고 그 조차도 진행이 안됐다”면서 “그런 실망이 쌓인 상태에서 한번 바꿔서 맡겨보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계산제일교회 인근에서 만난 김모 씨(67)는 “이 대표는 성남시장, 경기지사 때부터 상당히 많은 공약을 실제로 이행했다”며 “음해와 공격을 많이 받지만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 믿음이 크게 간다”고 했다.

계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천규 씨(71)는 “송영길 전 시장 때부터 민주당이 지역 정치를 독점하면서 발전이 지체됐다”며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게 뭔지 모르겠다. 원 전 장관은 추진력이 있어 보여서 호감이 크다”고 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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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