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으로 커진 K-웹툰...AI 탑재로 '종주국 파워' 더 커진다

한국이 '웹툰 종주국'의 입지를 다져가는 가운데 웹툰 생태계에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K-웹툰의 영향력이 한층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웹툰산업의 총 매출액은 1조8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지속 성장 중이다.


▲ 네이버 '라인 망가'(왼쪽)와 카카오 '픽코마' 로고

전세계 웹툰 시장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가 2021년 37억달러(약 4조9200억원)에서 2030년에는 561억달러(약 74조6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K-웹툰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웹툰산업의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웹툰 시장의 AI 기술 도입이 고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웹툰 제작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IP(지적재산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튜디오, 에이전시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CP)들의 2022년 매출액은 7013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인 2019년에 비하면 178% 급증한 규모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은 '웹툰IP 기반 콘텐츠 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CP산업이 상승하는 것은 웹툰IP 기반 제작이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웹툰IP의 대표적인 2차 사업화 방식은 영화·드라마 등 영상화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스위트홈2', '이두나!', '비질란트' 등 30개 이상의 연재 웹툰이 영상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가장 파급력이 크면서도 가장 일반적인 방식의 2차 사업화 방식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웹툰 관련 AI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활용되는 주요 기술은 △작가의 작업을 효율화하는 창작 보조도구 △웹툰의 애니메이션화(化) △웹툰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애널리틱스 등이다.

최근에는 국내 웹툰IP도 'OSMU(원소스멀티유즈)'를 넘어 '세계관' 방식으로도 재생산되는 모습이다. 세계관 방식은 웹툰을 그대로 영상화화하는 OSMU와 달리 원작 IP의 캐릭터나 배경을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다. 파급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반지의 제왕 등이 대표적인 세계관 IP다.

국내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유의미한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알람'의 경우 핵심 설정이 다른 작가들이 제작한 웹툰·웹소설 5편에 공동으로 적용되며 성공적으로 세계관 IP를 재생산시킨 사례로 꼽힌다.

웹툰 IP 활용한 굿즈를 제작·유통하는 'IP커머스' 분야의 성장세도 거세다. 네이버웹툰이 지난해 하반기 자사 플랫폼으로 유통되는 웹툰 IP를 활용한 굿즈 판매를 위해 운영한 세 곳의 팝업스토어에는 누적 17만명이 방문했다. 지난달 태국 방콕에 2주간 열린 팝업스토어에도 총 1만명이 방문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소비자들의 굿즈 소비 규모도 크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개인의 최대 결제금액은 116만원에 달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매출액과 수익배분 현황은 비공개"라면서도 "IP의 저작권은 100% 작가 및 CP에게 있으므로, 수익의 상당부분은 작가 및 CP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들이 웹툰과 결합할 것으로 봤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기존 출판 만화와 달리 웹툰은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콘텐츠다. 이는 데이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 친화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웹툰 종주국 위치를 확고히 하고 '웹툰계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작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 발표에서 "만화·웹툰이 K-팝, 드라마, 게임에 이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차세대 주력 분야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웹툰 종주국답게 정부 차원에서 주도해 K-콘텐츠의 차세대 주자로 키우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