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號 국힘, 서울서 '순풍' 경기선 '무풍'


4·10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1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41%를 기록했다. 작년 9월 3주 차(41%)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3%, 무당층은 23% 지지도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압도적 열세에 몰렸던 여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소폭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이유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에 따른 지지층 결집 효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가 '나빠질 것'(55%)이란 응답은 '좋아질 것'(16%)보다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0~11월 경기 비관론(66%)이 3년래 가장 높았고 낙관론(11%)은 가장 낮았던 것에 비하면 경제 상황에 대한 민심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중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경제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보니 낙관론이 커지면 여당 지지도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한동훈 효과'도 서울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부터 여당 수장을 맡은 한 위원장이 내세우는 정치개혁과 민생 관련 공약이 서울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는 게 여권의 주장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을 다니다 보면, 한동훈 위원장이 온 뒤에 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총선 승패는 중도층 비중이 높은 수도권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는 지역구 의석 253석 중 121석(서울 49석·경기 59석·인천 13석)이 몰려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은 겨우 17석(서울 9석·인천 2석·경기 6석)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에서 국민의힘은 아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1% 지지도를 얻었지만, 민주당은 33%를 지켰다. 민주당은 경기·인천에서 작년 7월 이후 11월 2주 차를 제외하곤 우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또 양당의 전국 지지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6%로 직전 조사 때와 같았다. 민주당은 33%로 1%포인트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작년 3월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양당의 비등한 구도가 지속돼 왔다"며 "양당의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 범위(최대 6%포인트) 내에서의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의 인기와 보수층 규모는 비례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얼마나 보수의 파이를 키워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청년·중도층을 겨냥한 공약을 계속 쏟아내며 서울에서의 지지도 상승세를 수도권 전체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어제 1호 공약 발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조만간 못다 한 공약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소폭 하락했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32%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에서만 긍정 평가(47%)가 부정 평가(39%)를 앞섰고, 서울, 인천·경기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부정 평가가 50%를 넘어 긍정 평가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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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