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 우세한데 국힘 지지율 민주에 앞서…이재명 피습 변수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정권 지원론'보다 높음에도 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피습이 향후 여론조사 결과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며 이른바 '컨벤션 효과'(경선이나 전당대회 같은 정치적 이벤트 이후 정당이나 정치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도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정권심판론 비율이 더 높은 20% 내외의 무당층이 어떤 정당을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2일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의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34%로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반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 지원론은 39%,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은 53%로 야당이 높았다.

이런 흐름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더불어민주당 33%로 오차범위 내 여당이 소폭 앞섰다. 다만 '일방적 정부심판론'은 30%로 '일방적 야당심판론' 26%보다 높았다.

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5.8%, 더불어민주당 30.7%에 앞섰고,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리겡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지난해 말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재편되며 정당 지지도에선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원장 취임 전후 국민의힘 지지도는 오르고, 민주당 지지도는 소폭 내려간 점이 그렇다.

다만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통령 지지도의 경우 정부 견제론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총선 막판까지 승패 향방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례로 매주 정례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 비대위원장 내정 직후인 지난 21~22일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2.3%p 상승한 39%, 민주당은 전주 대비 3.1%p 감소한 41.6%를 기록했다. 8%p 차이로 오차범위 밖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로 옮겨간 것이다. 다만 지난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43.6%, 국민의힘 38.1%로 다시 소폭 벌어졌다.

여론조사마다 20%에 가까이 나오는 무당층 비율이 투표장에선 어떤 정당을 향할지도 관건이다. 통상 총선에 다가갈수록 거대 양당이 무당층을 흡수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는 무당층 내 '정권심판론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일례로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30일 실시한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23%였는데, 이 중 정권 견제론은 52%, 정권 지원론은 40%로 조사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권 3년차 정부에 대해 견제론이 높은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그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선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컨벤션효과가 일시적으로 발생했으나, 오늘 일어난 이재명 대표 피습의 용의자 신상 등 상황에 따라 장기적으로 여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뒤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피습됐다. 목 부위에 1.5㎝가량의 열상을 입은 이 대표는 출혈이 있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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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