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사회·경제 시스템이 붕괴한 가운데 가자 지구 주민 대부분이 오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영양실조를 겪는 어린이가 많아 향후 몇 달간 약 5000명의 영유아가 아사 위기에 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220만 명 가운데 절대적 다수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끼니를 거르고 있다. 이들 중 56%는 심각한 수준의 기아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심하게는 며칠 동안 굶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FP는 현 상황을 공식적인 ‘기근’으로 정의할 수 있을지 평가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아로 인한 일일 사망자가 인구 1만명 중 2명꼴로 나타나고, 어린이 3명 중 1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일 때 공식 기근으로 정의한다.

이미 현장에서는 식량 부족 현상으로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25kg 짜리 밀가루 한 포대 가격은 100달러(약 13만원)에 육박했으며, 채소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4배나 올랐다. 물은 하루 평균 2L 정도만 구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몇 시간 줄을 서야만 구할 수가 있다.

영유아 등 어린이는 더 위험한 상황이다. 유아식을 구하기 어려운 만큼 이들은 기근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향후 몇 달 동안 가자지구 어린이 5000명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영양실조를 겪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기구에선 인도적 지원을 현 수준보다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자지구 유엔난민구호기구(UNRWA)는 최근 며칠 동안 라파 검문소를 통과하는 식량, 식수, 의약품, 연료 등 구호품 트럭이 하루 40~170대 통과하고 있지만 최소 하루 100대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반입하는 검문소를 추가로 열겠다면서 구호품 반입 정체가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