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윤 대통령 ‘보수 대통합’ 신호탄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중동 순방에서 돌아와 관저에서 옷만 입고 곧바로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을 두고 이런 해석이 나온다.


▲ 중동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김대기 비서실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를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고 경의를 표했다. 또 “취임 이후 세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는데 모두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압축성장을 부러워했다”면서 “정상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 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1980년부터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도 11년 만에 추도식에 참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순방 전 추도식 일정을 보고받고 일찌감치 참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뜻깊은 자리에 영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에게 자녀로서 그동안 겪은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태 때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주도한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도 “지금 우리 앞에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석열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추도식 참석은 최근 여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 급락이라는 정국 상황과 맞물려 여권 내에서 ‘보수 대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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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