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금감원 부원장 임기 꽉꽉 채운 후 '노인 폄하' 논란…김은경 혁신위원장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해 결국 고개를 숙였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돈봉투 음모론 제기와 초선 의원들 비난, 윤석열 대통령 비하 등 그동안의 김 위원장의 설화(舌禍)와 막말들이 재조명되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사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중앙회 건물을 나서고 있다.

1965년생인 김 위원장은 전라북도 전주 출신으로 서울 성동구의 무학여고를 거쳐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이후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과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 옴부즈만,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과 제재심의위원, 법무부 정책연구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에는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언론들은 '금융감독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이라고 주목했다.

이후 2023년 6월에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천안함 자폭설' 등의 발언이 문제가 돼 임명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사퇴한 후 열흘 만에 급조된 후속 인선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임명되자마자 '민주당 돈봉투'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돈 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밝혀 여권의 성토를 야기했고,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측은 "개인적으로 한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 7월에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많은 의원들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때 들어온 초선 의원들이 자기 의견을 얘기할 때 정리가 덜 된 것 같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문제점이 학생들의 학력 차이 뿐만 아니라 국회 안에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더민초(민주당 초선 모임)'는 김 위원장에게 즉각 유감을 표명했고, 김 위원장은 사과했다.

그로부터 열흘만인 7월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자신의 아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남은 수명(여명)에 비례한 투표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여명 비례 투표제' 논란을 촉발했다. 대한노인회는 즉각 규탄 성명을 통해 "950만명의 노인 세대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분노한다"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결국 비난 여론에 밀려 공식 사과를 했지만 노인회 측의 사퇴 요구에는 "그것은 다른 문제"라며 일축했다.


같은 시기 윤석열 대통령 비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8월 1일 인천 민주당 인천광역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높은 수위의 비난을 쏟아냈고, 특히 윤 대통령을 지칭할 때 '대통령' 직함을 빼고 이름만 거론해 빈축을 샀다.

그는 "분노가 치밀어서 이 일(혁신위원장)을 시작했다"며 "문 대통령 때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기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던 김은경 혁신위원장님, 우리 좀 솔직해집시다”라며 "그럼 대체 정권이 바뀌었는데 1년을 더 버티며 꾸역꾸역 임기를 채운 이유가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는 연봉 3억으로 손꼽히는 꿀직장"이라며 "국민들 눈에는 좋은 자리 내려놓기 아쉬워 구질구질하게 버티면서 임기 다 채웠다고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통상적으로 금감원 부원장들은 원장이 바뀔 때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고 나가지만,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사퇴하지 않고 임기 3년을 꽉 채워 지난 3월에서야 물러났다. 금융권과 관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취임 때와 이복현 원장 취임 때 일괄적으로 행해진 임원 사표 수령 때에도 "임기가 남았다"며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남은 임기를 마치기 위해 외부 인사와의 만남 자리에서 이복현 원장을 "우리 원장님"이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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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