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분들이 1대1 표결하냐"… 여당, 김은경 발언 맹비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해야 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며 비판했고 이를 두고 혁신위는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1일 뉴스1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2030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올해 22살인데 중학생 때 이런 질문을 하더라. '왜 나이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며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아들) 나이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되게 합리적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 대 1 표결해야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김 위원장을 강력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르신에게 미래 짧은 분들이라니 민주당의 미래가 짧아질 뿐"이라며 "혁신위인지 호신위인지 헷갈리게 하더니 결국 사고쳤다"고 말했다.

그는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다. 폭염 탓이냐"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게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의 경륜과 식견이 있어야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 민주당의 석고대죄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인가"라며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혁신위는 입장문을 내고 "김은경 위원장은 어제 청년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아들이 중학생 시절에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며 "발언 전문을 봐도 민주주의 국가에선 이런 아이디어가 수용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반박했다.

혁신위는 또 "우리 정치는 세대간, 지역간, 계급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과소대표되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 아이디어를 왜곡해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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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