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출장을 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조기 귀국한다. 수해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고, 폭우가 계속되는 와중에 출장이 필요했냐는 당내·외부의 비판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23일 오전 민주당 박정(사진 왼쪽)·박병석 의원을 포함한 4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하는 5박 6일 일정을 위해 출국했다. 해당 일정은 두 달여 전 베트남 국회의장이 전임 국회의장인 박병석 의원 등을 초청해 성사됐다. 특히 박정 의원은 수해 관련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어 더욱 논란이 됐다.

이날 출장에는 국민의힘 의원 1명도 포함되었으나 출장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해상황을 고려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외 출장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저녁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박정 의원에게 귀국하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박병석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다음날 귀국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민주당 의원의 베트남 의원외교 일정 건과 관련하여, 비록 사전에 잡힌 외교 일정이나 수해기간 중 해외순방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의견을 전달했고 박 전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세 의원의 경우 내일 중 조기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전 의장의 경우 상대국 국회의장과 공식 일정이 예정되어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국회가 지금 할 일은 의원외교가 아니라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국에 극한 호우가 쏟아지고 있고 수해로 인해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단체로 베트남 출장을 떠난 민주당 의원들을 도대체 어찌 이해해야 하나”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오늘 예정됐던 고위당정협의회도 취소했을뿐더러 의원 전원들이 비상 대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대비되는 국민의힘의 모습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