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자폭' 이래경, 선임 반나절 만에 사의…이재명 "의사 존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 혁신기구 위원장에 선임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선임 반나절도 안 돼 자진 사의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이사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역량 있고 선망 있는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서 잘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역사 앞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저로 인해 야기된 이번 상황을 매듭지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이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이사장을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임한 지 9시간여 만이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이 이사장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며 "그러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한국 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입니다만,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며 "간절히 소망하건대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흔들림 없이 당과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천안함 사건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과거 발언 등이 논란이 됐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과거 천안함 침몰을 두고 자폭이라고 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중국 비행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사건을 거론하며 "자폭 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한다"고 적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폭침 때문이라는 정부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발언인 셈이다.

당 내외서 이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지명 약 9시간 만에 스스로 사의를 표한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이사장이 혁신위원장직 선임 당일 사임한 것을 놓고 부실 검증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데 대해 "당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부족했던 대로 반성도 해야 하고 앞으로 또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고쳐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본인(이 이사장)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인가.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권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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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