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 희한하게 민간업자 싫어해…접점 없나 생각"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민간사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전 성남시장)에 대해 "희한하게 민간업자를 싫어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남욱 변호사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1일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이날은 검찰 측 주신문에 이어 남 변호사에 대한 김 전 부원장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 변호사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제시하며 남 변호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해당 조서에는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시장님이 왜 이렇게 (민간업자를) 싫어하세요?'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XX 싫어하지 너네"라고 답한 녹취록이 첨부됐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을 싫어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 선거에 도움을 줬던 것을 알았다면 싫어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시점은 그보다 이전"이라고 선을 그으며 "이 대표가 당시 민간업자들 싫어한다고 소문난 이유는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가 사업을 하면서 대장동 종중을 속여 대출받기도 했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초창기엔 민간사업자들은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최초에 일을 같이 했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어필하기 위해 노력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희한하게 민간업자들을 싫어했다"며 "자본주의적인 생각은 100% 갖고 있는 건 아닌 거로 알았다. 민간업자가 돈을 벌면 자기네들이 왜 가져가냐, (성남)시에 쓰던, 주민에게 쓰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폈기에 민간업자들과 교류나 접점이 없는 분 아닌가 당시에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부원장 측이 "민간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갖고 가거나 회사를 설립해 횡령·배임·공무원에 대한 뇌물 범죄 등을 옆에서 봐서 이 대표가 싫어하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그렇게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원 임기 중 성남도개공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대가로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회에 걸쳐 1억9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부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 혐의는 같은 재판부가 맡아 지난달 4일 심리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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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