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한테도 한 달째 밀렸다…존재감 사라지는 이재명


'김남국 코인 사태'와 강성 팬덤 층의 비명(비이재명)계 문자 폭탄 등 논란 여파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최근 지지율은 떨어지고 민주당 호감도는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총선을 1년도 안 남긴 시점에서 당 대표로서 '성적표'가 부진한 데다, 이 대표 본인이 각종 사태 수습 선봉에 선 상황에서도 그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도 떨어진 모습이다.

한 달째 전임 대통령보다 낮은 '거대 야당' 대표 관심

26일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 대표의 지난 7일 검색량은 52로, 문 전 대통령의 64를 밑돌았다. 가장 검색량이 많을 때를 100으로 기준으로 하고 상대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해당 지표는 대중의 관심 정도를 나타낼 때 쓰인다.


지난 30일 기준으로 해봐도 이 전 대표의 검색량은 50으로 문 전 대통령의 66을 하회한다. 이 기간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검색량을 앞선 날은 6일에 불과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로 당선된 후 문 전 대통령보다 검색량이 적었던 적은 지난해 11월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 논란'이 있었을 당시 뿐이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관련 지원 입법이 추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에 반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결국 풍산개 2마리는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요구한 양육 예산과 함께 파양이냐 반환이냐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컸다.

지난 4월 말부터는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인근에서 책방을 개점하는가 하면 5월 들어 '문재인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나오면서 급증한 관심이 한 달째 지속되는 분위기다. 전임 대통령이 현재 정치 활동을 활발히 하는 거대 야당 대표보다 대중적 관심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대표의 존재감이 그만큼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쌓여가는 난관…지지율도 급감

최근 친명(친이재명)계였던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를 두고 비명계나 당 청년 정치인들이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를 향해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지적하자 이 대표의 강성 팬덤 층으로 불리는 '개딸'들이 반발한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당 안팎으로 분위기가 술렁였다. 결국 이 대표가 개딸들과 소통에 나서고, 당 비공개 의총에서 폭력적인 언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징계하는 등 논의가 이뤄졌으나 결국 당 지지율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5월 4주차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포인트 오른 36%, 민주당은 2%포인트 내린 31%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이 5%포인트 격차로 민주당을 앞선 것은 지난 3월 2주차(38% 대 32%) 조사 후 약 3개월 만이다.

민주당 호감도는 30%로 2월과 비교해 2%포인트 내렸고, 국민의힘은 2월과 같은 33%였다. 한국갤럽은 "최근 5년 내 민주당 호감도 최저치는 2021년 4월과 이번 달(2023년 5월)의 30%"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의원과 관련한 사태 수습뿐 아니라 강성 지지자들 언행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여부가 향후 민주당 내 갈등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25일 민주당 비공개 의총에선 욕설문자와 관련해 "쇄신을 주장한 청년 정치인을 의원들이 지켜주자"는 등 후속 조치를 담는 결의문 제안이 나왔으나, 결의문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아직도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20대 초중반이 감당을 하기에는 다소 조금 힘든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 대형 카톡방이라고 소위 불리는 그런 (대화)방에 번호나 신상이 노출이 되면서 모르는 사람들이 그 방에 초대를 해서 저희에게 욕설, 또는 해명을 요구하는 압박하는 메시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강성 팬덤 층과의 절연을 요구한 비명계에 이 대표는 침묵 중이다. 여기에 대의원제 존폐 논쟁, 내달 중순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혁신기구 권한을 놓고 친명계와 비명계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이낙연의 '컴백'까지


여기에 이낙연 전 총리가 미국 연수를 마치고 다음달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갈등 양상이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귀국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양쪽(정부와 야권) 모두 제 말을 안 듣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귀국 후에도) 별로 바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양쪽'에는 민주당까지 포함한 것으로 해석돼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불만을 넌지시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여의도에서는 그의 총선 출마설이 이따금 나왔다. 그가 돌아올 경우, 친이낙연계가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민주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광온 의원이 대표적인 친이낙연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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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