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명계에 욕설 문자 보낸 강성 지지층 첫 제명

더불어민주당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보낸 강성 당원을 제명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확인됐다. 문자 폭탄 등을 이유로 당원에게 제명 처분이 내려진 건 처음이다.


▲이원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8일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지속적인 욕설 문자를 보낸 당원 A씨에 대해 최근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허위 사실 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허위사실 또는 기타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간 화합을 해하는 경우’ 징계할 수 있다.

징계 처분은 경고, 당직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 제명으로 나눠지는데, 제명은 이 중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A씨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 이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보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이 같은 A씨의 행동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전 의원은 약사 출신 3선 의원으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이낙연계 인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향후 폭력적이거나 모욕적인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는 경우 단호히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강성 지지지자들의 도 넘은 공격은 이전부터 문제가 됐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 이후 비명계 의원 수십명의 이름을 적은 낙선 총선 ‘살생부’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돌렸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진을 넣은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강성 팬덤과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지난 21일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본인이 ‘개딸’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강성 팬덤 문제를 지적했다.

메시지엔 ‘수박 놈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 놈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국민의힘에 의원직 주는 게 훨씬 효과적’ 등의 모욕적 표현이 담겼다.

이 의원은 “이 정도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느냐”며 “이재명 대표님,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인물에 대해서도 당 윤리감찰단에 당원명부 확인 등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당원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조사를 거쳐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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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