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많은 분 고통 가슴 아파”… 韓, 후쿠시마 시찰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리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오염수의 유해성에 대해)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기 전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초청으로 오는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도 강제징용 등 과거사와 관련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저는 당시 혹독한 환경 아래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인 심경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과거사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부인 유코 여사와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 방문했고, 방문 첫날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실무 방문했다. 두 정상은 52일 만에 다시 대면하면서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가 12년 만에 완전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에 동행한 기하라 세이지 관방 부장관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조사할 한국의 현장 시찰단을 오는 23일 받아들일 것이라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소인수·확대 회담은 모두 합쳐 102분가량 진행됐다. 한·일 정상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협력 방안,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 첨단산업·과학기술 협력 방안, 미래 청년 세대를 위한 교류·문화 협력 등을 의제로 다뤘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이 한·미·일 간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본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가 만들어놓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3자나 4자로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방침이 한국 내 반대 여론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에서 나온다’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는 “바뀌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초청으로 오는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북한 미사일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에 대한) 논의를 더 한층 심화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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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