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때 폐지된 '범정' 부활 尹정부 '검찰 복원' 속도낸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축소 기조 속에 폐지된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범정)이 부활한다. 대검에는 마약·조직범죄부가 신설되며 반부패부는 대폭 보강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복원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014년 개설 이후 처음으로 직제화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만에 검찰 조직이 대폭 확대된 것인데, 검찰 상당 부분이 문재인 정부를 넘어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해도 더 강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 지난해 7월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당시 한 장관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기능 부활 등 검찰 기능 확대 방안도 보고했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전날 시행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대검은 범죄정보기획관을 신설하고 그 밑에 범죄정보1담당관, 범죄정보2담당관을 두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옛 범정을 축소·격하하며 남겨둔 조직인 범죄정보담당관은 폐지된다. 새 범정과 기존 범죄정보담당관은 다루는 정보의 종류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범정은 '범죄 정보' 전반에 대해 분석·관리를 하게 된다. 현재 정보관리담당관은 범죄에 관한 '수사 정보'에 대해서만 다룰 수 있다.

대검 범정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던 조직인데,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 휘하에서 조직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검의 사찰 우려 등을 이유로 범정을 수사정보정책관실→수사정보담당관→정보관리담당관 순으로 축소·격하시켰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2020년 총선 당시 옛 범정의 축소된 조직인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반부패부와 마약·조직범죄부로 분리된다. 이 역시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가 별도로 있던 문재인 정부 이전 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반부패부 아래에는 반부패 1·2·3과를 두고 별도로 반부패기획관이 반부패부장(검사장)을 보좌하도록 해 조직이 커졌다. 대검 마약·조직범죄부 아래에는 마약과, 조직범죄과, 범죄수익환수과 등 3개 과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을 두도록 했다.

이번 개정으로 검찰 조직 상당 부분은 문재인 정부 이전보다도 더 강화되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직제화다. 이 조직은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치됐을 때부터 현재까지 줄곧 비상설기구로 운영되거나 일시 폐지된 상태였다. 그러던 것을 '한동훈 법무부'가 이번에 처음으로 남부지검 산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로, 정식 조직으로 개편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취임을 전후해 범정 부활과 합수단 직제화 등 검찰 복원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행안부와의 협조 과정이 필요해 지난해 바로 이 같은 직제 개편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번 입법예고는 그간 법무부가 행안부에 협조를 구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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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