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씨! 이렇게 해서 되겠어?” 대장동 재판서 고함친 유동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법정에서 자신의 오랜 동지였던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향해 고함을 치며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정 전 실장에게 돈을 전했다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거짓이 아니냐고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이 의심하자,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억울함과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진술 모순점 집중 공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일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사건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7차례에 걸쳐 총 2억4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날 공판에서 대장동 비리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수익금의 사용처와 전달 과정 등에 대해 상세한 증언을 내놓았다. 그러자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상황을 세부적으로 캐물으며 유 전 본부장 진술의 모순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변호인이 “김용에게 준 1억원 출처는 김만배에서 남욱으로 변경하고, 정진상에게 줬다는 5천만원 출처도 변경했다”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과정은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고 헷갈린 부분도 있지만 돈을 전달한 장면은 명확히 기억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정 전 실장에게 돈을 줬다면 굳이 밤에 집에까지 찾아갈 이유가 뭐냐”고 캐묻자 유 전 본부장은 “진상이형은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 가급적 배려해 직접 가서 편한 방법으로 주려고 했다”고 답했다.

"회유 당했냐" 추궁한 정 전 실장 변호인

아울러 변호인은 피의자 신문조서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다며 검찰의 회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피고인을 변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는 알겠다. 근데 검사와 맞췄다면 조서에 빈틈이 없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인이 “거짓말이 탄로 나 위기에 봉착했다”며 유 전 본부장을 추궁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건 모독이다. 왜 모욕하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피고인석에 앉은 정 전 실장을 노려보며 “정진상씨! 이렇게 해도 되겠느냐”고 고함을 쳤다. 이에 정 전 실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울먹이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결국 고혈압 증세가 있는 유 전 본부장의 건강을 염려한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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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