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화영 향해 "현금도 아니고 법인카드 쓴 거 다 나온다…중형 면하기 어렵다"

대북송금 등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의 2차 대질 신문에서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지. 왜 최악의 상황을 만들려 하느냐"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신이 이 전 부지사에게 제공했다고 진술한 '3억 2000만원'에 대해서는 "현금도 아니고 법인카드 쓴 거 다 나오지 않았느냐.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4일 김 전 회장은 이날 대질 신문에서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관련 의혹을 계속 부인하자 수사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설득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를 향해 검찰이 가진 증거가 많다는 취지로 말하며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지. 왜 최악의 상황을 만들려 하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이 전 부지사에게 제공했다고 진술한 '3억 2000만원'에 대해서도 "현금도 아니고 법인카드 쓴 거 다 나오지 않았느냐.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15일 1차 대질 신문에서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을 '회장님'으로 부르며 계속 존댓말을 쓰자 "20년 가까이 형님·동생으로 지낸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전 회장은 평소 자신보다 다섯 살이 많은 이 전 부지사를 형님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부지사와 함께 대북 접촉을 진행한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관련 혐의를 시인하는 입장이다. 검찰은 오는 26일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의 3차 대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에게 뇌물과 불법 정치 자금으로 3억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됐다. 이후 지난달 17일 태국에서 압송된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9년 800만 달러를 국외로 밀반출해 이 대표의 방북 경비, 경기도 대북 지원 사업비 명목으로 북한에 줬다'고 진술하며 수원지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 전 부지사와 협의하에 대북 송금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