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이 1800억원”이라는 보고를 받은 즉시 “이거 그냥 돈 나눠 줍시다. 시민배당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주장했다.

대장동 특혜의혹의 핵심인사인 유 전 본부장은 23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난 2018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수익으로 배당된 1822억원(세후 1404억원)이 어떻게 1인당 18만원을 성남시민에게 지급한다는 ‘시민배당’ 공약의 재원으로 활용됐는지 밝혔다. 이 대표는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있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에 대해 “매표에 굉장히 능하다. 표 계산이 굉장히 빠르고 정책이라는 것이 정말 20초만에 결정된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 수익이 1800억원대라는 보고를 받자마자 시민배당을 결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한테 “우리가 좀 더 검토를 해가지고 한 번 따져보면 어떠냐. 예를 들어 무상의료 같은 것도 있지 않냐”고 제안했으나 “(이재명 대표는) 아랑곳 없다. 시민 배당으로 바로 발표해버렸다”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왜 그렇게 하느냐“고 따졌더니 ”돈 주는 거 싫어하는 놈 어딨냐“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이 대목에서 대화 상대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맥락상 이 대표나 정 전 실장의 대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양대 최측근인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도원결의’를 맺게 된 배경도 밝혔다. 그는 당시 분당지역 리모델링 연합회장으로 민주당과 함께 활동하던 시기 한나라당으로부터 ‘우리가 집권당인데 왜 그쪽이랑 하느냐. 우리도 관심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이러한 얘기를 전달했더니 ”그럼 그쪽하고도 대화하라“고 흔쾌히 말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멋있네’란 생각이 들어 당시 분당 리모델링 연합회 총무를 맡고 있던 김 전 부원장에게 ”이번에 우리 그냥 한 번 이재명 밀어볼까“라고 제안해 정 전 실장과 3명이 만나 의형제를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