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실체 없는 윤핵관 언급은 적”… 지지율 상승 안철수 ‘십자포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게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안철수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다’라고 공격하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 발언에 자세를 낮추면서도 대통령실의 행태에 대해서는 ‘선거 개입’이라며 각을 세웠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의원과 대통령실 관계자의 비판, 공직 해임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나경원 데자뷔’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4일 경기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고양정 당협의회 신년하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5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안 의원의 ‘윤핵관’, ‘안윤연대’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이라는 단어에 대해 ‘간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휘둘려 국정 운영을 한다’는 식의 모욕적 발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안 의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안 의원에게 ‘반윤’(반윤석열) 쐐기를 박았다. 정 위원장은 이 수석의 예방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과 자신을 동급화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데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자신과 동급으로 끌어들여서 어떤 효과를 꾀하는 그런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대통령실과 뜻을 같이했다.

친윤 후보로 자리매김한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의 이전투구는 누가 앞장서서 만들었느냐”며 “‘윤안연대’, ‘대통령 연대보증인’을 설파하며 대통령을 팔아 표를 모으려 한 장본인은 누구냐”고 안 의원을 직격했다.

안 의원을 향한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안 의원의 입지는 좁아지는 형국이다. 그는 이날 KBS에 출연해 ‘안윤연대’ 표현에 대해 “거기에 대해 쓰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고 (대통령실이) 판단하셨으면 저는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을 수용했다.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한 뒤에는 “개인적으로 ‘윤핵관’이라는 표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 의원의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윤석열의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 변호사의 ‘대통령 탈당 후 신당 창당’ 발언에 대해 이준석계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권 주자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는 즉각 신 변호사를 (후원회장에서) 해촉하라”며 “대통령실도 신 변호사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런 주장의 파급력은 매우 크다”면서 “만약 이것이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이라면 대통령실은 부연 설명을 해야 하며, 신 변호사가 아무 근거 없이 이런 무리한 발언을 통해 당을 혼란에 빠뜨린 것이라면 즉각 후원회장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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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