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스크’에서 해방…위축됐던 공연장 분위기도 달라질까


코로나19로 공연계는 3년여간 부침을 겪어왔다. 특히 밀집된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공연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과의 싸움이 공연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공연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시키면서도 이 싸움만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위축됐던 공연장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부터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완화,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겨졌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10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27개월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공연장들은 마스크 착용을 관객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작사, 공연장 측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관객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2시간이 넘는 공연을 보면서 마스크를 잠시도 벗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해하던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자유롭고,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에 반가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건 섣부른 일이라고도 말한다. 롯데멤버스가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지난 11∼12일 성인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0%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도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라는 응답자 역시 65.5%에 달했다. 특히 착용 의무 해제 이후에도 마스크를 꼭 쓰겠다는 장소로 영화관·공연장(51.6%)이라는 답변이 반절을 넘겼다.

실제로 과거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공연 시간 단축 제한이 풀리는 등 방역지침이 완화될 때마다 오히려 공연계의 관객수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 기간 공연장이나 제작사, 홍보사 등에 문의전화나 항의전화도 빗발쳤다.

이에 공연장들은 “당장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오늘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밀폐된 공간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이 여전하고, 특히 다른 관객이 공연 중에 마스크를 잠깐 벗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객들이 많다”면서 “이 같은 부분에 있어서 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관객들의 반응을 체크, 검토 후 내부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향후 매출 상승에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021년 3077억원이었던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82%가량 늘어나 558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전체의 약 76%에 달하는 4252억원에 달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 매출이 4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상승세를 탄 공연 시장에 더욱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만큼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관객들이 이젠 마음 편히 공연장을 찾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팬데믹 이전처럼 공연장을 마음 편히 찾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관객이 마스크를 벗게 되면 무대 위의 배우, 연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게 되고, 엄숙했던 공연장 분위기에도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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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