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늘 하던대로 신파조에 적반하장”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낸 입장문을 두고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음모론 수준의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대표의 입장 발표는) 이분이 늘 하던 대로 신파조에다가 적반하장을 섞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민과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정권이 나를 제거하려 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미리 준비한 A4 8장 분량의 입장문을 직접 읽었다. 그는 “검찰은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있다.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성남FC 직원이 광고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민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구조가 아니다”라며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 대표가 성남FC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병원 부지의 용적률을 올려줘 기업이 본 이익이 1600억원인데 이를 ‘시민을 위한 이익’이었다고 한다”면서 “무슨 유의미한 진술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의 본질인 ‘제3자 뇌물죄’는 돈을 내가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와 전혀 상관없다. 제3자이기 때문”이라며 “성남시에서 보낸 공문들이 확보돼 있고, 기업체 측에서 민원을 요구했던 문건들이 남아 있고, (두산 측에 용도변경)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의 진술까지 다 나와 있는 상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사할 건 다 됐다고 마지막 수순으로 (이 대표를) 불러서 마무리 짓는 절차”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심야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조사를 마친 뒤 오후 10시42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을 나선 그는 “답은 정해졌고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제시한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한 뒤, 검찰의 질문에는 대부분 ‘서면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식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질문에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구체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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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