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野 당혹…'李 리더십' 최대 위기

'李 최측근' 김용·정진상 줄구속에 위기감 고조…"올 것이 왔다"
'민생 드라이브' 이재명 리더십도 시험대…李 "야당파괴 혈안" 반발
단일대오 재정비·결사항전 태세…비이재명계 발 파열음 확산 관측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에 당내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과거 자신의 분신이라고 언급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최측근 인사인 정 실장마저 구속되는 등 검찰발 대형 악재가 잇따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검찰 수사 칼날이 결국 이 대표로 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허점 투성이었는데도 법원이 정 실장을 구속한 것은 어느 정도 범죄가 소명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몹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른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석 달도 안 돼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권을 잡자마자 밀어붙인 '민생 드라이브'가 서초동발 리스크에 고스란히 묻히면서 정기국회 막바지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도 수세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새벽 정 실장이 구속되자 페이스북에서 그를 '정치적 동지'로 일컬으며 "유검무죄, 무검유죄다.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다만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역공 메시지의 방점을 '민생'에 찍었다.


일단 지도부는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재정비,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실장의 구속에 '휴일 당번'인 상근부대변인 대신 임오경 대변인이 직접 국회에 나와 브리핑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야권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는 차기 대권 주자인 이 대표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도 죽이려는 것"이라며 "합심 단결해서 윤석열 검찰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이 김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의 구속영장도 발부한 것을 두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이 입증됐다'는 여권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 자칫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이러한 우려의 연장선상에서 당내 한쪽에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때 도마 위에 올랐던 '이재명 리스크'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대표 경선 당시 여타 후보들은 이 대표가 당권을 쥘 경우 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시에 그렇게 '검찰 리스크'를 지적했는데도 강성 당원들, 친이재명계는 모른 척하지 않았느냐"며 "당초 예상보다 이르기는 하지만 그 리스크가 현실이 됐다. 올 것이 왔다"고 했다.

최근 당이 앞장서 정 실장·김 부원장의 결백을 엄호한 것을 두고 터져 나온 파열음이 정 실장 구속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노웅래 의원이 자신의 뇌물 혐의에 그렇게 결백을 주장하는데 당이 어떤 방어를 해줬느냐"며 "이번 주를 기점으로 지도부에 대한 공개적 반발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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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