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유족 의사에 반해 희생자 명단 무단공개…법적으로 큰 문제 있다"

시민언론 단체 '민들레', '더탐사'와 협업·유족 동의 없이 무단공개
한동훈 "국민적 비극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


한동훈 법무부장관(사진)은 일부 온라인 매체가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유족과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무단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출석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명단 공개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가 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민언론 단체 '민들레'는 이날 오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155명 공개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며 참사 희생자 명단을 가나다 순으로 올렸다. 그러면서 "시민언론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친야(野) 매체라고 했는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더탐사'더라"라며 "그런 단체가 총대 메듯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지난 7월 19∼20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이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바 있다.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문에 검찰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현재 상황에서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검찰 수사는 제도적으로) 많은 장애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 때 보완 수사의 범위를 극도로 제약한 과거 규정을 삭제했기 때문에 (송치 후) 충실한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수사받는 사람 입장에서 여러 가지 말로 이렇게 정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과거에도 많이 있었던 일이고, 그것 자체는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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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