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항엔 한국 말만 들려요"…'무비자 입국' 한달 어땠나

일본이 자유여행 목적의 무비자 입국을 허가한 지 한 달 만에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중국·동남아와 함께 항공사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노선이 부활하면서 코로나19 이후 부진에 빠진 항공업계도 점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에서 일본을 오간 여객 수는 41만6132명으로 전월 대비(16만7900명) 248% 늘었다. 지난해(1만5133명) 10월과 비교하면 27배 가까이 차이난다.

일본과 한국 정부가 출입국 관련 방역 규제를 해제하면서 공급과 수요 모두 늘어난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일본을 오간 항공 편수는 684편, 올해 9월에는 1704편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 정부가 입국 후 1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해제했고, 일본도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면서 운항 편수는 2748편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규제 완화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확대할 것으로 내다본 항공사들이 앞다퉈 노선을 증편하면서다. 전월인 9월과 비교해도 1000대가량 늘었다. 이에 수요도 따라오는 추세다.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허가한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1일(오전 9시 기준)까지 일본 노선의 한 달간 여객 수송 수는 45만34명이다. 제주항공이 10만8747명으로 제일 많았고, 대한항공 8만2539명, 진에어 7만2197명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여전히 적다. 2019년 10월에는 '노노재팬' 등 일본 불매 운동 여파에도 총 여객 수가 105만2326명을 기록했다. 운항 편수도 7043편으로, 현재의 2.5배 수준이다.

항공업계는 점차 여객 수요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하며 일본 노선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국내 1위인 제주항공의 경우 이날 기준 일본 노선 주 126회를 운항 중이며 오는 12월 1일부터는 주 175회로 늘릴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오는 12월 1일부터 인천~삿포로 노선을 매일 운영하며, 인천~오키나와 노선도 주 4회 운항을 시작한다.

각 항공사는 중국 노선도 함께 늘리고 있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 재발로 중국행 항공기 수천편이 결항하면서 일본 노선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로 중국을 오간 여객 수는 지난달 4만5940명으로, 전년 동월(3만1371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2019년 10월 167만명을 기록하며 일본보다 60만명 가까이 많았던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증편에 대해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른 개인 관광수요 회복에 따라 주요 일본 노선도 운항 재개에 나선다"며 "일본은 코로나 이후 엄격한 입국 제한에 따른 자유 왕래가 불가능했지만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라 개인 자유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쇼핑·식도락·온천·골프 등 다양한 관광 요소로 여행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현지 당국이 (출입을) 막으면서 물리적으로 노선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반면 일본은 접근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 원래 많이 찾던 곳으로, 최근 엔저 효과로 여행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향후에도 점차 노선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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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