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망언’ 남영희, 빛삭…윤희숙 “아무리 ‘정치병자’라도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자”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사태의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야 지도부가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 지원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희숙(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페이스북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남영희 부원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 사진과 함께 "앞뒤사정 파악되면 이런 비극이 절대 다시 없도록 제대로 징비록을 쓰자"라며 "그런데 아무리 '정치병자'들이라도 좀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희숙 전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국민이 밤사이 참극을 머리와 가슴이 받아들이지 못해 멍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이지만 같이 애도하고 함께 나누어 극복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의원은 "무저갱 같은 상실의 골짜기를 지나야하는 분들에게 깊고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고인들을 애도했다.

앞서 이날 남 부원장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다.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그는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졸속적으로 결정해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다.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고 정치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축제를 즐기려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윤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이상민 행정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라. 이게 나라냐"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삽시간에 퍼졌고, 일각에선 남 부원장의 이같은 게시물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남 부원장은 자신의 글을 '빛삭'했지만, 그의 SNS에는 제1야당의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인물의 부적절한 게시 글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남 부원장의 댓글창을 통해 "당신이 인간이냐. 글은 왜 지우느냐. 시체팔이 선동꾼", "사람이 저렇게 많이 죽었는데 사망엔 관심없고 그저 정치적인 생각뿐. 당신 같은 XXX 때문에 나라가 발전이 없다", "아까 올린 글 제정신으로 쓴 것 맞느냐. 사람이 150명 넘게 죽거나 다쳤는데 또 정치몰이를 한다니 사람이 맞느냐" 등의 비판 글을 남겼다.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상조차 못할 참담하고 끔찍한 사고가 이태원에서 발생했다"며 "의원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도록 관리해달라"고 원내에 긴급 전파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 당국이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국회와 당 차원의 요청에 무조건 협력해달라"며 "의원이나 당 명의로 거리에 게첩한 정치구호성 현수막은 신속히 철거해달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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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