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말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안나의 집을 찾았다. 안나의 집은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로 매일 최대 800여명의 홀몸 노인,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7월에 설립돼 20년 넘게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김 신부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 9장을 공개했다. 이들 사진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채 식판을 설거지하는 김 여사의 모습 등이 담겼다.

김 신부는 "며칠 전 안나의 집 건물 앞에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봉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반갑게 급식소로 함께 내려갔다"며 "(이들은) 2시간 동안 열심히 설거지했다.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봉사자들을 보며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고 적었다.

김 신부는 봉사가 끝난 후 이들 중 한 명이 김 여사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김 신부는 "김건희 영부인이라는 얘길 들고 순간 깜짝 놀라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했다"며 "(김 여사가) 가출 청소년들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가져 줬다. 또 함께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김하종 신부의 무료급식소 관련 기사를 접한 뒤 직접 가서 봉사 활동을 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싶다고 해서 방문했다고 들었다"며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