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국제기자연맹에 "민노총 노조 말만 듣지 말라"

非민노총 계열 제3노조, '언론자유 침해 규탄' 성명에 반박
"의견 표명할 때 민노총 견해 공유 않는 기자들 목소리도 들어달라
MBC 스스로 허위 자막방송 사과해야 된다 생각"

비(非)민주노총 계열의 MBC 노동조합(제3노조)이 국제기자연맹(IFJ)에 “의견을 표명할 때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의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 기자들의 목소리도 들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회의를 마치고 퇴장하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MBC는 이 장면을 보도하면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는 자막을 달았다.

앞서 국제기자연맹은 지난 4일 ‘한국의 여당은 MBC 방송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국기자협회와 함께 MBC와 한국 언론에 대한 명백한 언론자유 침해를 규탄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3노조가 “국제기자연맹 성명에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의 견해만 담겼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제3노조는 전날 국제기자연맹에 보낸 이메일 서한에서 “우리는 대통령의 발언 문제가 법적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가기 이전에 MBC가 스스로 허위 자막방송에 대한 사과를 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우리는 국제기자연맹이 우리의 작지만 절실한 목소리를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의 목소리와 동등하게 들어줄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제3노조는 “지난달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노조 소속 기자들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녹화했는데, 그 말은 거의 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다”며 “우리 MBC 노동조합은 자국 지도자의 사적인 혼잣말을 무모하고, 공격적이며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MBC 뉴스 행태에 놀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순방취재단의 엠바고가 풀리기도 전에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먼저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제3노조는 국제기자연맹이 해당 성명을 보낸 한국기자협회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3노조는 “우리는 한국기자협회가 국제기자연맹의 공식 회원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나 한국기자협회가 정치적으로 균형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현재 기자협회의 회장이 민주당과 정치적인 지형을 공유하는 진보 매체인 한겨레신문의 기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MBC의 작은 노동조합이지만 기자들에게 중요한 미디어 윤리와 원칙들을 준수한다”며 “우리는 MBC 뉴스가 민주당과 공조하는 편향된 뉴스라는 국민들의 시선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제3노조는 국제기자연맹에 보낸 서한에서 “2017년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노조의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자 88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저희 노조에 가입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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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