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했던 李 '호남 탕평'.. 임선숙 지명 서둘러 봉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작부터 삐걱대던 '호남 탕평' 인사를 서둘러 봉합했다.

전날 지명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하루만에 고사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 대표는 6일 최고위원으로 임선숙 변호사와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을 지명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 변호사와 서 위원장을 선임하고 당무위 부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대 출신인 임 지명자는 호남 지역 대학 출신 최초의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이며, 광주여성민우회장으로 진보적 시민사회 운동에 진력해 오면서 광주시민들의 신망이 높으신 분"이라며 "호남지역과 여성, 시민의 목소리를 당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 지명자는 부산진구 구청장을 역임했고, 원외지역위원장으로 현재 부산시당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영남 지역과 여성, 단체장출신, 부산지역 당원들의 열망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5일 오전 박 교수를 지명했지만 오후에 바로 고사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박 교수는 국립대교수로서 특정 정당의 최고위원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학생들의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는 주위의 만류가 있어 정중히 사양의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해왔다.

박 교수가 최고위원직을 고사한 이유는 친명계라는 평가에 부담을 느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박 교수는 지난 1일 이 대표가 광주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사회를 맡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호남 민심을 제대로 지도부에 전달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이 대표는 '호남 몫' 최고위원직 인선을 다시 했다.

이 대표는 다시 원외에서 인재를 찾았다. 전북·전남·광주 정치권이 계속 지도부 진출에 실패해 원내 인사에 대해 지도부의 신뢰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호남권 의원에 대한 지역 민심도 냉랭한 상황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또 다시 원외인사를 임명한 것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도 제기됐다. 호남권의 한 의원은 "이미 수도권 당이 돼 버렸다"며 "호남에서 최고위원 도전을 세 번이나 했는데 안 되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호남권 최고위원이 된다고 무엇이 달라질 지는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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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