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말고 다른 걸 풀어라"..200조원 뿌려도 中경제 비관론, 왜?

블룸버그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 "4.1%→3.9%→3.5%"


시진핑 중국 당국이 추락하는 경제를 잡고자 1조 위안(약 195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경기 하강의 원인을 고강도의 코로나19 방역으로 위축된 기업·소비자 심리를 꼽으며, 자금력만 강조된 경기부양책이 추락한 중국 경제를 되살릴 수 없을 거라고 지적한다. 실제 시장에서도 정부가 제공한 유동성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BC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문가들과 시장은 중국의 경제가 막대한 경기부양책에도 당분간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가 최근 진행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5%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 3.9%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블룸버그는 매월 국제 투자은행(IB)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20여 명을 대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전월의 4.1%에서 3.9%로 조정하며 처음으로 4% 아래로 낮췄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안팎과 계속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웰스파고의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브레단 매케나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어렵고,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만약 중국의 경제활동이 계속 둔화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경제 전문가들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최근 당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침체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무너진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그 배경으로 제시했다.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장기간 지역봉쇄에 기업과 소비자의 투자 심리가 모두 타격을 받았다. 주택 구매자들은 완공 시기가 지연된 주택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을 거부하며 부동산 위기를 악화시켰고, 이것이 경기침체 우려로 이어졌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CNBC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부양책의 대표 수혜자인 철강과 철광석 가격이 정부의 유동성 지원책에도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중국의 인프라 정책이 시장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말(3000억 위안)에 이어 지난 24일에도 3000억 위안 규모의 추가 인프라 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또 국영기업에는 200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지방정부에는 5000억 위안의 특수목적 채권을 할당했다. 하지만 SGX 철광석 선물 거래소 등에서 철광석과 철강 가격은 대부분 하락했다.

철광석 정보컨설팅업체인 내비게이트 코모디티의 아틸라 위드넬 매니징디렉터는 CNBC에 "추가 인프라 부양은 반가운 소식이나 현재 중국 경제의 걸림돌은 코로나19 봉쇄와 규제"라며 "봉쇄와 규제로 경제활동이 제한된 상태에서 유동성 제공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추가 봉쇄 우려 등에 기업·소비자 심리가 심각할 수준으로 위축돼 정부가 뿌린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이들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부동산 등 인프라 부문 특별 프로젝트에 유동성이 직접적으로 투입되기까지 서류 제출 및 승인 등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부양책이 실제 수요에 영향을 주기까지 6~9개월의 시차가 발생해 당장 눈에 띄는 효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 중국의 생산 인력 부족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배경으로 꼽혔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고령화 경제로 인해 앞으로 3년간 계속 기어(gear)가 바뀔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 부족으로 잠재 성장은 계속 둔화해 2023년에는 4.2%, 2024년에는 4.0%의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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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