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에 부산 숙박 예약 취소, 바가지.."이번만 장사할 건가"

오는 10월 BTS 공연 앞두고 논란
가격 2∼3배 이상 올리고, 예약한 고객 '일방취소'
부산시 "상황인지, 합동지도점검 등 검토 중"


“해외에서도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있으면, 주변 숙소 가격이 오르긴 합니다. 그런데 부산처럼 7∼10배 넘게 오르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해외투어도 많이 다녀봤는데 해외보다 국내 숙소 구하는 게 훨씬 어렵네요.”

6년 차 직장인 아미 김아무개(40)씨는 오는 10월15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앞두고 공연장 일대에 숙소를 예약했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콘서트 공지가 나온 지난 24일 오전 11시께 기장군 일대 한 펜션을 예약했는데, 그 다음 날 아침 7시께 숙소 쪽으로부터 ‘예약초과’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통보를 받은 것이다. 취소통보를 받고 난 후 다른 숙소를 검색했을 땐 이미 부산지역 숙박업소 가격이 7∼10배 오른 상황이었다. 김씨는 “어제까지 이틀 내내 숙소를 검색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린 호텔은 아예 예약할 생각이 없다. 최소한 저나 제 지인 아미들은 (공연을 보러 부산에 가도) 일절 관광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했다.

오는 10월 방탄소년단의 부산 무료 공연을 앞두고 부산지역 숙박업소들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거나, 가격을 대폭 올리는 등의 행태를 보여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뚜렷한 제재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들이 겪은 일방적인 숙박업소 예약 취소 사례들이 올라오고 있다. 공연 발표가 나온 지난 24일 예약했더니 숙박업소 쪽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예약 취소를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어렵사리 10만원짜리 숙소를 예약했다는 아미 임현정(38)씨는 “콘서트 공지가 뜨자마자 예약을 했는데 50분이 지나고 호텔 쪽에서 “특가결제창을 닫으려던 차에 고객님이 얻어걸려 예약된 거니 취소해달라”고 전화했다”고 했다.

아미들은 숙박업소들이 공연 당일 예약 가격을 평상시보다 크게 올린 것도 문제라고 토로한다. 26일 호텔예약업체 누리집과 앱 등을 확인해보면,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예정된 10월15∼16일 부산지역의 숙박업소 예약 가격은 그 전주보다 2∼3배가량 올랐다. 부산지역 ㄱ호텔은 그 전주 18만2654원에서 공연날 35만1240원으로, ㄴ호텔은 14만800원에서 42만원으로 객실 가격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박에 900만원을 요구했다’는 글도 올라온다. 김씨는 “부산 숙박업계는 이번 콘서트로 장사를 한번 하고 말 것인가 의심이 들 정도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인데도 부산시를 중심으로 너무 준비가 안 된 모습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숙박업소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보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숙박 예약이 취소될 때, 사용 예정일 10일 전까지는 계약금을 전액 환급해주고, 7~3일 전까지는 계약금 환급은 물론 총 요금의 10~60%까지(성수기 기준) 배상받을 수 있다. 사용 예정일 1일 전이나 당일에 취소할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숙박 예약 날짜까지 한달가량 남아 있어 계약금 정도만 환급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나 뚜렷한 제재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문제를 인지하고 현장 조사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요금 안정화를 위한 합동지도점검, 관련 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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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