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경기도 부지사가 던진 술잔에 협치 '와장창'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28일 경찰에 고소장 제출.."즉각 파면해야"
파행 장기화로 추경안 처리 지연..시민단체들, 도의회 정상화 촉구

경기도 첫 경제부지사로 임명된 김용진 부지사가 취임 하루 전인 지난 27일 도의회 대표단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곽미숙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향해 술잔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그 여파로 경기도의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추경안 처리 등이 장기화되자 경기도 소상공인들은 추경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술잔 소동 사태'였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제부지사직 신설 조례안 공포와 부지사 임명 등을 놓고 도의회 국민의힘과 갈등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일방적인 임명으로 도의회 국민의힘 측에선 "지사가 도의회를 패싱하고 있다"는 불만이 분출되는 상황이었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2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가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6일 도의회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과 경기도에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 8월 임시회를 열어서라도 추경안 등 긴급 안건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7일 김 부지사와 국민의힘측 대표로 곽미숙 도의원, 민주당측 대표로 남종섭 도의원이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도의회 원구성과 여야정협의체 등 협치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이날 논의를 이어가던 중 서로간 의견 차이로 인해 말다툼이 벌어졌다. 화가 난 김 부지사가 갑자기 맞은편에 앉은 곽 도의원 쪽을 향해 술잔을 던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곽 도의원 앞에 있던 접시가 깨지면서 파편이 튀어 만찬 장소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협치의 돌파구를 찾으려다가 '술잔 소동 사태'가 벌어지면서 '협치'도 공중분해됐다. 이후 국민의힘 측은 임명권자인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김 부지사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28일 김 부지사를 특수폭행‧특수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시민단체들, 도의회 정상화 촉구

한편, 여야 동수로 구성된 경기도의회는 원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추경안 등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도의회 파행이 장기화되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시민단체들은 도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내고 "경기도의회는 대화를 통해 원구성에 합의하고 조속히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경기도의회의 78대78 여야 동석으로 협치가 시험대에 섰으나, 양당의 책임 있는 도의원들은 협치와 대화를 통해 의회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협치와 대화는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미사여구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도의 많은 노동자와 서민들은 기름값, 곡물값, 채소값, 육류값 등 물가 상승에 걱정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중소상인‧자영업자 자발적 시민연대 20여 명 역시 27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소통은 외면하고 있는 도와 김동연 경기지사는 '탁상 추경'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추경안이 마련됐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어 실효성도 의문"이라며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상인,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도 지난 22일 도청 광교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회복을 위해 도가 제출한 추경안을 도의회가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실련경기도협의회와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26일 "제11대 경기도의회 첫 임시회 본회의는 개회 5분 만에 정회했으며, 25일 본회의마저 무산돼 도의원들은 단 5분 회의하고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등 554만여원을 받아갔다"며 "도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다면 의정활동비‧회의비 반환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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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