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제질서 전복 시도".. 한국 등 파트너 국가와 협력 강화 [나토 정상회의]

美 주도 '대중 포위망' 구축 본격화
나토, 신전략개념 '中 구조적 도전' 적시
對中 압박 전선, 亞 넘어 유럽으로 확대
中 군사적 부상·영향력 확대에
"동맹 안보 해친다" 위기감 표출
중·러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겨냥
"우리 가치와 이익에 반해" 비판
美FP "글로벌 신냉전 시작" 분석
중·러, 韓 대응 강화 가능성 커져

미국이 한국·호주·뉴질랜드·일본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연계해 인도태평양과 유럽·북대서양을 하나로 묶어 세우는 대중 포위망 구축이 가시화됐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가 윤석열 대통령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 파트너를 초청한 가운데 중국의 안보 도전을 처음으로 명시한 새로운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을 채택한 것은 인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온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이 유럽·북대서양 지역으로 확장된다는 의미가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두번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됐다.

나토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한 신(新)전략개념에서 중국을 나토 진영의 이익, 안보, 가치에 반하는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s)이라고 규정했다. 직전 2010년 전략개념에서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나토는 신전략개념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중국의 악의적인 하이브리드, 사이버 작전과 대립적인 수사, 허위정보는 동맹국들을 겨냥하며, 동맹 안보를 해친다”며 “중국은 주요 기술 부문과 산업부문, 중요 인프라, 전략 자재, 공급망을 통제하려고 하며 우주, 사이버, 해양 부문을 포함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전복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깊어지고,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약화하려는 양측의 시도는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나토는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과 한국 등 나토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나토는 신전략개념에서 “인도태평양은 나토에 중요하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명시한 것이다.


나토는 또 “중국이 유럽 및 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고 동맹 수호와 안보 보장이라는 나토의 오랜 역량을 보장하기 위해 동맹으로서 책임 있게 협력할 것”이라고 향후 집단적인 대응을 천명했다.

나토가 신전략개념에 적시한 구조적 도전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을 포함해 민주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적인 도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도전이 특정 지역, 특정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정치·경제·군사·경제·산업 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의 도전에 대해 다면적 도전(multifaceted challenge)이라고 표현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굴기의 주무대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분야의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대화체)와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의 안보동맹), 경제안보 분야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대중 압박 수위를 올려왔다. 이번에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대중 포위망에 유럽을 끌여들었다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안보환경에 일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 정책과 일정한 거리를 두던 유럽이 대중 포위망에 발을 담그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홍콩 등에서의 강압적 정책, 중·러 밀착 등으로 인해 중국의 도전을 무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과 경제·무역 이해관계가 긴밀한 독일과 프랑스 등은 신전략개념 채택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표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조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 구상을 관철하기 위한 설득 작업 등을 통해 나토 동맹국들의 중국 견제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난해 6월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구조적 도전보다 높은 수위의 중국 위협은 명시되지 않았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번 신전략개념 채택을 둘러싼 나토 움직임에 대해 “나토가 중국으로 관심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전선이 그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신냉전이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향후 중·러의 대응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 등의 나토 회의 참석을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성과로 언급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이 확장,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토는 신전략개념에서 러시아에 대해 “회원국 안보와 유럽과 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심각하고도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러시아를 우리의 파트너로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0년 전략개념에서는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나토는 러시아에 대해 “러시아는 강압, 전복, 침공, (영토) 합병으로 영향력 입증과 지배권 확립을 추구한다”며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양쪽에 쓸 수 있는 새롭고 파괴적인 운반 수단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위협과 적대 행위에 단결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계속 대응하겠다”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악의적인 개입과 침략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전략개념은 북한에 대해서는 “이란과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시리아, 북한, 러시아는 비국가 활동 세력과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의존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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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