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명계 vs. 비명계 '수박 충돌' .. 내홍 점입가경

이원욱 SNS ‘수박 사진’이 발단…친명계 김남국 비판에 이원욱 역공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1일에는 SNS에 올려진 수박 사진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세균계이자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십니다”라는 글과 함께 수박 사진을 올려놓은 게 발단이 됐다.

‘수박’은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다.

그러자 친이명계인 김남국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롱과 비아냥으로는 건강한 지지 문화를 만들지 못한다”며 “이원욱 의원님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의원을 향해 “(일부 정치인을) 수박이라고 조롱하는 분들에게 먼저 글을 올리는 게 낫지 않느냐”며 “겸손보다는 단절해야 할 분들이 있다는 것, 민주당 의원들 대개는 알고 있다. 말을 못 할 뿐”이라고 받아쳤다. 이 의원은 “나는 당원도, 지지자도 팬덤도 조롱하지 않았다. 명백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정치 훌리건의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고 지적했을 뿐”이라며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나를 수박이라 하니 필요하면 한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누가 정치 훌리건의 편을 드는가, 현재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른바 ‘친명 의원’”이라며 “그리고 (김남국 의원이 속한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왜 해산 안 하나요? 해산을 권유한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이 전 대표에 대한 가짜뉴스가 더 기승을 부리며 퍼지고 있다”며 이재명 상임고문의 강성 지지층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방선거 유세를 마치고 의원회관 사무실에 돌아오니 복합기가 고장 나서 문서를 출력할 수 없었다”며 “알고 보니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와 같은 저주의 내용을 담은 시꺼먼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사무실 팩스로 날아든 탓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다른 의원들, 홍영표와 박광온 등 여러 의원실도 같은 내용의 팩스 수백 장을 받았다”며 “의견이 다르면 반대는 할 수 있겠지만 ‘죽으라’는 글을 실제로 보는 기분은 착잡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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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