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검수완박 재논의”… 尹 “민주, 국민 우려 알 것”

최고위 ‘檢수사권 폐지 중재안’ 재검토… 합의 파기 국면

권성동 “선거·공직범죄 포함해야”… 윤호중 “파기 땐 즉시 처리”

尹 “與野, 헌법 가치 수호 고민을”… 김오수 “시행만 늦춘 것 불과”

국민의힘이 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극적으로 타결된 여야 합의가 사실상 파기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파기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강력 반발하면서 여야 갈등 국면이 다시 극한 대치로 치닫는 양상이다.


▲무거운 발걸음 국민의힘의 이준석(앞줄 오른쪽) 대표와 권성동(〃 왼쪽)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여야의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안의 문제점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소수당의 원내대표로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중재안을 마련한 것은 차악의 선택이었다”며 “공직자 및 선거 범죄에 대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치적) 야합’이라는 국민의 오해를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궤도수정은 여야가 합의한 지 사흘 만으로, 검찰의 공직자 및 선거 관련 범죄 수사권을 박탈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여론이 악화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도 “부패 공직자와 선거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서 박탈하는 것은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큰 만큼 국회는 더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사실상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일까를 깊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며 “민주당도 국민 대다수가 깊은 우려를 하는 것을 알고, 국민이 염려하는 가운데 입법 독주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재안은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시기만 잠시 늦춘 것에 불과하다”며 “검찰은 중재안에 동의할 수 없고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법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의 형사사법 제도를 다시 설계하는 중대 사안이므로 형사사법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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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