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또 분열하면 또 망한다" 서울시교육감 보수후보 난립

보수진영 4명 후보 난립..교추협, 지난달 조전혁 단일 후보로 결정했지만 인정 못받아
시민협의회 "100% 여론조사로 다시 단일화 추진해야..좌파 서울시교육감 반드시 교체해야"
교총 "양보와 타협 통해 대승적 차원서 단일화 결단·실천에 나서야"
교육계 "후보단일화 공감들 하지만 교통정리 리더십 없어..차기 여당 의중 작용할 것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진영 후보들이 또다시 난립하면서 단일화 진통을 겪고 있다. 선거가 50여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보수진영 내 "또 분열로 패배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계 관련 단체들은 좌파 서울교육감 10년 재임의 폐해가 심각한 만큼 양보와 타협을 통한 대승적 차원에서의 후보 단일화를 거듭 촉구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의 선거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보수진영에서 4명의 후보가 출마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선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의회(교추협)가 지난달 조전혁 전 의원을 후보로 결정했지만, '보수 단일후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교추협을 이탈한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와 박선영 21세기 교육포럼 대표는 다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여기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2차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이에 보수진영에선 서울시교육감 후보 추가 단일화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시작됐다. 현재 구도대로 보수 후보가 난립하면 선거 패배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장관은 1차 단일화에서 이탈했던 후보들과 다시 연대하는 '2차 단일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선영 대표는 이 전 장관이 주도하는 2차 단일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조전혁 전 의원과 조영달 교수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 교수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장관이 교추협 결성의 핵심 멤버이자 반쪽 단일화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인데 출마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부정선수는 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금처럼 난립한 교육감 후보들을 모두 모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면 거절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추가 단일화 논의를 촉구했다.

반면 단일 후보로 선출된 조 후보는 "교추협 결정을 지켜야 할 이 전 장관이 출마하면서 상황이 혼란스러워졌다"며 "시민들이 참여한 경선에서 승리한 중도·보수 단일 후보는 나 하나"라고 강조했다.

보수진영 "대승적 차원서 후보 단일화 이뤄야"

보수진영에선 "또다시 분열하면 또 패배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0년부터 3차례 이어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모두 보수진영 분열이 패배 원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박선영 대표와 조영달 교수가 각각 출마해 보수진영 표심이 갈렸다. 두 후보 득표율을 합하면 53.5%로 과반이었지만, 조희연 교육감(46.6%)에게 승리를 내줘야했다.

서울시교육감 보수우파후보 단일화 시민협의회(위원장 신현석, 이하 시민협의회)는 13일 서울 종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중도보수 유력 후보자 모두가 참여하는 재단일화 시도가 필요하다"며 '재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협의회는 "단일화 과정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되짚어보고, 중도보수 유력 후보자 모두가 참여하는 재단일화 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며 "좌파 서울교육감 10년 재임 중 폐해가 심각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 여론조사로 다시 단일화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금과 같은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난립과 분열은 교육의 본질 회복과 교육 바로잡기를 바라는 교육계와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후보자들도 양보와 타협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 결단과 실천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향후 보수진영 후보단일화 논의의 관건은 후보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리더십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룰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수진영 교육계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에는 공감하고 있는데 이를 교통정리해줄 리더십이 없다"면서 "결국 차기 여당의 의중이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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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