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선거, 다시 심장 뛴다" 홍준표 빈자리 노리는 그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는 국회의원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지는 선거구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임에도 범진보 진영이 승리를 넘볼 수 있을 만큼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곳이어서다.

역대 선거에서도 수성구는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압승하는 다른 TK 지역과 달리 진보 진영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4월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다.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62.30%의 지지를 얻어 당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37.69%)을 크게 앞질렀다. 당시 김 후보보다 배 가까운 표를 얻으면서 “31년 만에 지역주의를 깨뜨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기초의회의 구성만 봐도 수성구만의 특징이 드러난다. 재적의원 20명 중 10명이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진보 진영, 나머지 10명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양분돼 있다. 의원 수가 같은 대구 북구의회가 국민의힘 12명, 민주당 7명, 무소속 1명으로 보수 진영의 비율이 더 높은 것과 대비된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최종 결과는 향후 국민의힘 공천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현직 프리미엄’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강민구 대구시의회 부의장, 김희선 수성구의원, 김경동 전 수성구의원, 전경원 대구시의원 등이 김 청장을 추격하는 형국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런 가운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이 이번 선거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 의원이 6·1지방선거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수성을에서도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생겨서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30일 전(5월 2일)에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홍 의원이 4월 30일 이전에 사퇴하게 되면 6·1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5월 1일이나 2일에 사퇴하면 보선은 내년 4월에 열린다.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 수성을 보선을 노리는 인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선 출마 후보군에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 정상환 국민의힘 법률자문위 부위원장, 권세호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경우도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구을 지역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6·1 지방선거랑 같이 한단다. 이제 내 선거다. 다시 심장이 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각각 국회의원직과 대구시장직을 맞교환하는 ‘빅딜’ 설까지 나온다. 대구 정가에서는 “중앙당 차원에서 전략공천을 통해 각각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빅딜’이 이뤄질 경우 정치권은 물론 지역 민심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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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