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당선 후 바뀐 것은..'폴더 인사·존댓말 문자'

지난 10일 당선 확정 이후 도움 준 이들 만나면 허리 숙여 공손히 인사
인터뷰 응한 법조계 지인에겐 '감사합니다' 직접 문자 보내기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존 이미지는 '강골 검사'가 대표적이다. 약 30년 동안 검찰 조직에서 '특수통'으로 일하며 각종 범죄를 파헤쳤고, 원칙주의를 내세워 결국 검찰총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어서다. 검찰총장 시절에는 정부 여당의 정치적·정책적 압박에 쓴소리를 내면서, 현 정권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은 '대쪽' 같은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랬던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본인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는 주변인들에게 '낮은 자세', '부드러움'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윤 당선인 선거운동을 가까이에서 도왔던 한 관계자는 "지난 10일 당선이 확정되던 날, 윤 당선인이 그동안 함께 일했던 이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허리를 너무 많이 숙여 깍듯하게 인사해 깜짝 놀랐다"며 "과장을 조금 보태면 '폴더 인사'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모습은 당선 이후에도 이어졌다. 또 다른 윤 당선인 관계자도 "평소 인사를 잘 해줬지만 당선 이후 본인을 보좌했던 사람들에게 기존보다 더 공손히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며 "당선 후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를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 '어퍼컷'을 날리며 자신감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윤 당선인이 본인의 국정 운영을 응원한 법조계 지인 일부에게 존대와 예의를 갖춰 직접 연락해 놀란 경우도 존재한다. 검사 시절 화통한 성격으로 동료들과 '형', '아우'라고 칭하며 연락을 주고받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지인들의 언론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응했던 한 법조계 인사도 며칠 전 윤 당선인으로부터 문자를 한 통 받았다. 그는 "평소와 다르게 존댓말로 윤 당선인으로부터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게 됐다"며 "평소 (윤 당선인이) 호칭에 격의가 없는 분이라 적응은 안 됐지만 대통령 당선이 된 것을 실감했다"고 얘기했다.

윤 당선인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겸손'을 강조했다.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뒤 이뤄진 첫 인수위 전체회의에는 윤 당선인의 손글씨로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배경으로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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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