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에 ‘N번방 추적’ 96년생 20대 박지현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인연으로 이재명 선대위 합류
“이준석 정치권 떠나야 하지 않나”
이광재 “박지현 대 이준석 거대한 프레임”

더불어민주당이 13일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 박지현(26)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으로 파격 발탁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맞불’을 놓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박지현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위원장 임명을 발표하고, “박 공동위원장은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워왔다. 이번에 다시 가면과 ID를 내려놓고 맨 얼굴과 실명으로 선 용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저희 민주당에는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며 “앞으로 성범죄대책, 여성정책, 사회적 약자와 청년 편에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추적단 불꽃은 ‘불(박지현)’과 ‘꽃’이라는 익명의 대학생 활동가 두 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2019년 한림대 대학생이었던 박 위원장은 대학생 기자로 일하며 ‘불’이라는 아이디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내 성(性) 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을 공론화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20년 6월 당시 경기도 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전 대선 후보가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발족식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돼 지난 1월 27일 이 전 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박 위원장은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이 후보의 젠더 공약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공약에 비해 상세하고 촘촘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가 내세운 젠더 공약이 빠짐없이 현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목표”라고 했다. 이전까지 불꽃이라는 익명으로 활동했던 박 위원장은 당시 처음으로 실명을 밝혔다.


이 전 후보가 지난 8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 마지막 유세로 홍대 앞 거리를 방문했을 때에도 박 위원장이 함께 했다. 이 전 후보가 “지현씨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해 무대 위로 올라온 박 위원장은 “젠더를 갈라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화장실 갈 때 볼일 좀 편하게 볼 수 있는 사회, 일상을 살아갈 때 안전할 수 있는 사회, 여성이 면접에서 출산과 결혼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을 사회를 만들려면 이재명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여성 인권과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당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여성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모습을 선거 전략으로 삼아왔고, 선거 전날이던 여성의날에도 그런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다”며 “이 당대표의 혐오 정치 전략, 세대 포위론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책임을 느끼고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정치권에서 좀 떠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선에서) 박지현 대 이준석이라는 거대한 프레임까지 생겼다”며 “이런 우수하고 좋은 자원들이 결국은 이번 지방선거나 다음 총선에서 확실하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