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탈출하라"..美 자국민에 우크라이나 출국 재권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자국민들에게 즉시 출국하라고 재차 권고했다.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러시아 군사행동 위협이 증가해 우크라이나의 안보상황 예측이 불가능하고 경고 없이 악화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 시민은 상업용 또는 개인 차량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 즉각 출국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쿠즈민스키 지역에서 궤도형 다목적 수륙 양용 장갑차(MT-LB)를 앞세워 전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인근 국가를 통한 육로 대피 경로도 제시했다. 현재로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 등이 출국 가능한 경로다. 다만 오스트리아 영토를 통한 이동은 불가능하다.

앞서 미 대사관은 지난 26일에도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의 즉각적인 출국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는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철수할 것을 명령했다. 대사관 비필수 인력에 대해 출국을 허용했고, 미국 시민들의 출국도 권고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일본 등도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 가족 출국 및 대사관 인력 일부 철수를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외국 사절의 철수가 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며 외교관 철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외교관들은 선장과 같으며 배에서 마지막으로 떠나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타이태닉호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 연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에 약 13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늘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 병력을 동쪽으로 이동 배치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