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토론 전에 1대1로"..입장 바뀐 국민의힘, 민주당 압박

국민의힘이 설 명절 연휴를 맞아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대1 양자 토론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애초 양자 토론을 주장해온 민주당과 처지가 뒤바뀐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토론협상단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에 이어 거듭 "민주당은 즉각 31일 오후 7시 1대1 토론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성일종 협상단장, 전주혜 의원, 황상무 특보)이 1월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토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일종 협상단장은 "이재명후보는 작년 11월8일, 12월20일과 28일, 그리고 올해 1월3일 등 양자 토론을 하자고 수없이 주장했다"며 "윤석열 후보가 응답해 양당은 1대1 양자 토론을 합의했고 실행하기로 약속했다. 민주당은 합의 정신을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법원의 판단은 초청의 주최가 방송사일 경우 공직선거법 82조의 정신을 살려 소수정당을 참여시키라는 것"이라며 "즉 양당이 주최할 경우 양자 토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양자 토론을 먼저 하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참여하는 4자 토론은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어차피 4자 토론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법정 토론회로 3차례 하도록 돼 있으니 별도로 합의한 양자 토론을 우선 하는 게 타당하다는 논리다. 국민들 역시 지지율 1, 2위 간에 진검 승부를 벌이는 양자 토론을 더 보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4자 토론의 경우 실질적으로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도 역설한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4자토론을 끌어들여 양자토론을 회피하지 말라"며 "31일 양자토론과 다자토론을 같이 하자는 것은 각 당 후보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토론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 단장은 "1대1 토론이 열릴 경우 많은 방송사와 유튜버 등의 실황중계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다"며 "더 많은 매체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국민께서) 토론을 접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31일에 양자 토론과 함께 4자 토론을 병행하자고 한 것도 비판했다. 성 단장은 이날 "하루에 두 번 토론하자는 건 지지율 하락에 초조감을 느끼는 이 후보가 진정성 없이 제안해서 양자 토론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진짜 원한다면 31일에 양자 토론을 하고 그 이후에 4자 토론을 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루 두 번 토론은 국민에게 예의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성 단장은 "국민이 4시간 이상 시청하라 하면 국민에게 예의를 다하는 거 아니다"며 "국민께는 시청하면서 판단의 기회를 드리는 건데 이거 4시간 이상 되면 고통의 시간이 된다.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루 두 번 하자는 건) 토론 안 하겠다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거듭 말했다.

4자 토론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설 이후에 협의하면 법으로 정해져 있는 3번 말고도 더 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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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