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5만명" vs "몰상식"..때아닌 '간첩논란'에 한때 국감 중단

김석기 "정권교체 안 되면 대한민국 북한에 바쳐"..與 "말 가려라" 고성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8 [국회사진기자단]
북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종전선언 등 현안이 첩첩이 쌓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때아닌 간첩 논란으로 한때 중단되는 일이 빚어졌다.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 의식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고정간첩 5만명 활동설'을 언급하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몰상식"이라는 표현으로 응수하면서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됐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21일 오전 외교부·통일부 대상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최근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 간첩활동 사건과 과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밝힌 '5만명 고정간첩 활동설'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을 지원하는 와중에 북한은 수많은 간첩과 한국을 무너뜨리라는 지령을 내려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여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캠프에 친북 성향 인사들이 포진했다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통 우방인 미국·일본과 결별하고 문재인 정부보다 더 친북·친중으로 갈 것"이라면서 "정권이 바뀌지 않고 이대로 가면 자유 대한민국을 북한에 바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이 "그렇게 아무 말이나 하느냐", "말을 가려 하라"며 목소리를 높여 맞대응하면서 회의장은 어수선해졌다.

답변 기회를 얻은 이인영 장관은 "북한 고정간첩 5만∼6만 명이 암약하고 있다는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비상식적이고 몰상식적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이재명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친북적인 측면보다는 주변국 정세를 훨씬 감안하며 매우 실용적으로 접근한다"며 방어했다.

이후 오전 국감이 끝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던 '간첩 공방'은 오후 국감이 속개되자 다시 불이 붙었다.

김석기 의원이 "제가 (고정간첩 5만명 활동설을) 임의로 만든 것도 아니고 황 비서의 말을 인용했고, 많은 국민이 그 이상의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경각심을 갖고 잘 살펴보라는 것이었다"며 "의원에게 몰상식하다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인영 장관은 "김 의원이 몰상식하다고 한 것이 아니라 (고정간첩) 5만∼6만명이 활동한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하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윤건영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지원에 나섰다.

여야 간 관련 공방이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광재 외통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이후 여야 의원들이 내실에서 대화를 나눈 뒤 국감은 약 10분 후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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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