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선거인단서도 과반..본선 직행 가능할까...

1차 슈퍼위크 절반 살짝 넘겨
전문가들 "불안한 과반 지켜"
호남 경선 '결정적 승부처'로
캠프선 "긴장 끈 놓지 말라는 숫자"
윤석열과 대립각 추미애 선전 영향

▲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과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가 차량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12일 공개된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과반 5연승’을 이어갔지만 예상보다 낮은 51%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과반 득표율이 아슬아슬하게 유지된 것이어서 ‘결선투표 없는 본선행’을 목표로 했던 이재명 캠프는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후보는 이날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51.09%를 득표하며 이낙연 후보(31.45%)를 눌렀다. 하지만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그동안 대전·충남(54%), 세종·충북(54.72%), 대구·경북(51.12%), 강원(55.36%) 지역 순회결과와 비교하면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국민선거인단은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에 한표를 행사하겠다며 자발적으로 투표를 신청한 사람들이다. 민주당에 우호적이지만, 당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권리당원보다는 ‘민심’에 가깝다.


이재명 캠프로서는 당심에서 확인된 압도적인 지지를 민심에서 얻지는 못한 것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집단지성의 목소리를 처음 확인한 건데 민심이 굉장히 예리하다고 느꼈다”며 “결선 투표는 가지 않는게 맞지만, 긴장의 끈은 놓지 말라고 하는 게 숫자로 나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삐를 바짝 조여서 호남 지역에 전력을 다해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55% 정도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덜 나온 건 맞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민선거인단과 지역 순회경선을 합한 이재명 후보의 합산 득표율은 51.41%다.

캠프 내부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추미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도 생각보다 지지율이 나오지 않은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캠프 관계자는 “추 후보가 예상 외로 표를 많이 가져갔다”며 “개혁적 당원 지지자들 사이에서 추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고, 거기서 5%포인트 정도 빠져나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추미애 후보는 11.67%를 얻어 3위 경쟁을 하던 정세균 후보(3.04%)를 3배 넘게 앞섰다.


추 후보로서는 순회경선까지 통틀어 첫 두 자릿수 득표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안정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니 강성 지지층 일부가 추 후보에게 투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결선 없는 본선행 티켓을 쥐기엔 아직 ‘불안한 과반’이라고 보고 있다. 김봉신 리얼미터 수석부장은 “캠프에서는 당원, 대의원보다 국민 선거인단에서 더 기대를 했을 텐데 불안한 과반을 지켰다”며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텐데 추미애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강경 발언 이어나가면서 거기로 표가 가는 측면도 있고,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일부 동정표도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이재명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가기엔 (오늘 투표결과가) 살짝 역부족”이라며 “이낙연 후보와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경선 역동성도 떨어지므로 유권자들이 전략적 고려를 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과반 수성’을 둘러싼 유동성이 커지면서 오는 25, 26일 잇따라 열리는 광주·전남, 전북 지역 순회경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결선 없는 본선행을 목표로 한 이재명 후보로선 이낙연 후보의 정치적 기반으로 꼽혀온 호남에서 승기를 확실히 굳혀야 안심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 전략을 묻는 기자들에게 “진심을 다해서 대한민국에 필요한 일을 설명하고, 제가 거기에 부합한다는 점을 열심히 읍소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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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