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홍준표는 두테르테식", 홍 "귀하는 두테르테 하수인"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설전에 ‘강압통치’로 비판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이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언급한 홍 의원을 두테르테 대통령에 빗대어 비판하자,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두테르테 하수인”이라고 맞받은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뒤 ‘홍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20개월 아이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양아무개(29)씨 사건을 언급하며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 주장한 데 대한 입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우리 법 제도 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설계됐다”며 “시스템이 흉악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그 문제를 잘 파악해 국회와 협조해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원론적 발언이긴 했지만, 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즉결심판도 서슴지 않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끄집어내며 홍 의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용의자 수천명을 현장에서 사살하는 등의 대책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며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고 맞섰다. 이어 윤 전 총장을 “문 대통령이 적폐수사를 지시하자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특수4부까지 동원하여 우리 진영 사람 1000여명을 무차별 수사하여 200여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고 비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홍 의원 편을 들면서 ‘참전’했다. 그는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 수사, 기소, 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 홍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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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