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빈방 없어요”… 4100개사 참여 역대급 규모에 불야성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 내리자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CES 출입을 위한 QR코드 서류를 든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눈에 띄었다. 라스베이거스 직항편이 부족한 탓에 CES 관람객은 LA를 거쳐 CES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버스로 5시간을 달려 밤 11시쯤 도착한 라스베이거스는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도심 한복판에는 지난해 11월 초대박을 쳤던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자랑하듯 도로에 펜스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CES 메인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약 300m 떨어진 웨스트게이트호텔 1층 로비에선 밤늦은 시간까지 체크인 인파가 넘쳐났다. 도시 중심부에 있는 한 호텔 직원은 “CES 기간에는 예약률이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늘어난다”면서 “하루 이틀 단기숙박 객실만 조금 남았을 뿐 전망 좋은 방은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코로나19 종식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역대급 규모로 열리는 ‘CES 특수’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 CES에는 150여개국에서 4100곳 이상 기업이 참여한다.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경기침체도 이곳에선 딴 나라 이야기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고 있다. 현지 관광업체 관계자는 “올해 CES만을 위한 가이드 계약 건수가 1.5배 늘었다”며 “인건비와 식비가 기본적으로 두 배가량 올랐고 단체예약 시 팁을 일괄 30% 이상으로 책정하는 ‘바가지 팁’ 문화도 생겨났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전시 경쟁에 앞서 국내외 기업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옥외전’에 돌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LVCC에 ‘AI for All’이라고 적힌 옥외 광고를 내걸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LVCC 전시관 앞에 ‘Life’s Good’과 ‘Reinvent your future’(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판을 설치했다. 베트남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는 “우리를 보러 오세요”라는 LED 전광판을 두른 차량을 도심에서 운영하고 있다.

곧 ‘세계 최초’의 향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안팎으로 360도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 플립’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화질을 끌어올린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맞춘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공개한다.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다. 왼쪽 사진은 7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삼성전자 옥외광고가 걸려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LVCC 내부에 설치된 LG전자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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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