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 내리는거야'…새해 마트·식당 소주값에 이목

정부가 새해부터 소주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키로 하면서 주류업체들이 공장 출고가에 이를 선제 반영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직접 지출하는 소매가격 변화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시장 소주 가격은 연말연시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소매가격 역시 소폭 인하될 전망이다. 식당·주점 등에서도 일부 물가안정 차원에서 인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유흥시장 전반으로 확산할지 이목이 쏠린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참이슬과 진로가 진열돼 있다.

세금 깎아도 연말 인상 반영하면…내년 소주 1병 50원 ↓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물가안정을 기치로 내년 1월 1일부터 국산 주류에 붙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기준판매비율을 적용키로 한 가운데 국내 주요 주류업계 역시 연말 일찌감치 이를 공장 출고가에 반영하고 나섰다.

주종별 기준판매비율은 소주 22.0%를 비롯해 위스키 23.9%, 리큐르 20.9%, 일반증류주 19.7%, 브랜디 8.0%로 정해졌다.

공장원가 586원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을 예로 들면 이같은 기준판매비율에 따라 주세·교육세·부가세 과세표준이 457.1원으로 낮아진다. 이를 기준으로 해 주세(329.1원)·교육세(98.7원)·부가세(101.3원) 등 세금도 기존보다 낮아져 최종 공장 출고가는 기존 1247원보다 132원 낮아진 1115원이 된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인상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이미 참이슬 등 소주 가격을 지난달 9일 기존 1166원에서 1247원으로 6.95%(81원 가량) 인상했다. 이전 가격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인하폭은 51원 수준에 그친다

다른 주요 소주업체인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무학, 보해양조, 대선주조, 맥키스컴퍼니, 한라산소주 등 국내 주요 지역주류업체들도 동일한 셈법을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로 ‘처음처럼’은 6.8%, ‘새로’는 8.9% 인상키로 하고 여기에 기준판매비율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소폭 공장 출고가를 소폭 낮추기로 해서다. 처음처럼의 경우 기존 1162.7원에서 52.3원 인하된 1110.4원으로 공장 출고된다.


편의점·마트 곧 인하할 듯…일부 식당도 내린다는데


낮아진 공장 출고가가 소비자들의 소매가격에 적용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전망이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1480원, 편의점에서 2100원 수준인 참이슬은 공장 출고가 인하분이 그대로 반영된다면 내년 초 각각 1350원, 1970원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공장 출고가 조정시 도·소매상들의 재고 소진까지 다소 시차가 존재한다”며 “다만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 결정 이후 주요 도매상은 그리 많은 재고를 쌓아두지 않았던 터라 조만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흥시장에서도 일부 식당과 주점 등이 소주 가격 인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유흥시장에서는 소주 공장 출고가가 100원 안팎 오를 때마다 500~1000원 가량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임대료 등 제반비용 부담을 통상 주류에서 보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서다. 최근 물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유흥시장 점주들 역시 합리적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소주 판매 가격을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흥시장 전반으로 퍼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주류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맞춰 소주 판매 가격을 기존 대비 1000원 낮추겠다는 식당·주점 점주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면서도 “다만 상당수가 이벤트 성격으로 한정 기간 가격을 낮추는 경우가 많아 소주가격의 전반적인 하향세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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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