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맛엔 신라면보다 이것?…해외서 매출 80% 폭증했다는데


국내 라면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K-라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연간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던 작년(7억6541만달러) 수준을 이미 10개월만에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2015년부터 9년 연속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달러당 원화값을 1300원으로 적용해 한화로 계산하면 수출액은 약 1조208억원에 이른다. 라면 수출 역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라면 수출량도 지난해 기록한 최대 연간 수출량(21만5953t)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월까지 수출량은 20만1363t(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9% 늘었다.


올해 라면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억7445만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1억700만달러), 일본(4866만달러), 네덜란드(4864만달러), 말레이시아(3967만달러), 필리핀(3090만달러) 순이었다.
이같은 성장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삼양식품의 붉닭볶음면 등을 필두로 한국 라면이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삼양식품은 분기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양식품은 3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한 2398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국내외 전체 3분기 매출이 335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벌어든 셈이다.


붉닭볶음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세계에 번진 매운 맛 열풍의 본산지이다. 이미 ‘매운 맛 챌린지’는 유행처럼 퍼지며 매운 음식 도전하기가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현지 법인 설립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한 삼양식품의 미국 법인은 지난 3분기 매출이 약 142% 급증했고, 2019년 설립된 일본법인 매출은 45.7% 성장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마케팅 역량과 브랜드 파워가 타사대비 비교우위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러한 소셜미디어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시장에서 향후 시장 내 브랜드 파워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경쟁우위 요소”라고 밝혔다.

라면 업계 1위 농심과 오뚜기도 해외 시장에서 선방중이다.

농심은 지난 3분기 해외 전체 매출이 30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 3분기 해외법인 매출이 23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겨울 라면 성수기에 힘입어 해외법인 매출도 다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심은 신라면과 짜파구리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영화 기생충에도 등장해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농심 관계자는 “작년 3분기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해외 매출이 큰 폭 성장했고 이후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중국 법인은 경기침체 여파가 아직 있어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 방법으로 이익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3분기 해외매출이 876억원으로 국내 라면 3사 중 가장 낮았지만, 작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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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