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민간인 할 거 없이’…하마스, 이스라엘 인질 수십명 끌고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수십명을 인질로 잡고 끌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측은 ‘전쟁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다.


▲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이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 조직의 대변인인 아부 오베이다는 “오늘 이스라엘 남부지역 침투 작전 과정에서 수십명의 이스라엘 군인들을 인질로 잡았다”고 밝혔다.

오베이다는 이어 “인질 중에는 장교도 몇 명 포함되어 있다”며 “인질들은 안전한 장소와 무장단체의 터널에 억류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마스에 붙들린 이스라엘인의 전체 숫자는 수십명보다 “여러 배는 많다”며 인질들을 가자 지구 전역에 분산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에 인질이 상당수 잡혀 있다”면서 군인 외에 민간인들도 다수 납치됐고 이는 ‘전쟁범죄’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하마스 소셜미디어 공식계정에는 무장대원들이 망가진 탱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 두 명을 끌어내는 영상이 올라왔다.

한 병사는 폭행 당한 끝에 쓰러져 더는 움직이지 않았고 다른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탱크 안에서 추가로 끄집어낸 또 다른 병사의 몸을 짓밟는 장면이 담겼다.

가자 지구 내 셰자이야 지역에서 무장대원들이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두 손이 케이블 타이로 묶인 맨발 여성을 지프차 트렁크에서 끌어내 차량 뒷좌석에 태우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가 베에리 키부츠에서 주민들을 인질로 끌고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이 영상엔 최소 5명이 손을 묶인 채 무장대원들이 끌고 갔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베에리의 한 대형식당에 최다 50명의 인질이 붙잡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에리는 가자지구와 불과 5㎞ 거리에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풀려날 때까지 이번 이스라엘 인질들을 잡고 있겠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인질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6년엔 한 이스라엘 병사가 가자 지구 무장세력에 붙잡혀 5년이나 붙들려 있다가 석방되면서 1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죄수와 교환되기도 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 대원들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침투한 무장대원들은 아직도 22곳에서 이스라엘군과 무력 대치 중이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1104명이 부상당했고 현지 언론은 최소 20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223명이 사망하고 16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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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