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박정희에 편견… 사죄하며 그분들 영화 만듭니다”


“우리 현대사 공부를 다시 하면서 제가 편견으로 잘못된 국가관을 갖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왜곡된 역사관으로 잘못 알고 살았던 것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차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장호(78·사진) 감독은 5일 영화 ‘하보우만의 약속’을 제작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보우만’은 애국가 구절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에서 따온 것이다.

“외국어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절실한 마음에서 지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지켜줘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다시 일어나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감독은 지난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 위원장’에 추대됐을 정도로 영화사의 굵직한 인물이다. 그는 젊은 시절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컸다고 한다. 부친이 자유당 정권 때 야당 거목이었던 해공 신익희와 가까웠던 이유로 자신도 이 전 대통령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가 영화감독 데뷔 후 대마초 파동에 걸려 활동 정지를 당했을 때의 집권자였기에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박 전 대통령이 이룬 역사를 부정하며 탄생한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 국론이 분열하며 나라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역사 공부를 하면서 해방 직후 좌우 싸움을 깊게 들여다보게 됐고,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불굴의 정신을 갖지 않았다면 공산화됐을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이승만은 성경 속 다윗과 모세처럼 구한말 때부터 동포들을 위한 구국정신으로 헌신했습니다.”


그는 6·25 전쟁 때 공산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번 영화는 기독교인으로서의 그런 믿음에 바탕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하나님이 이 땅을 지켜주기 위해 보내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인한 국가 의식으로 경제발전을 이뤄냈지요.”

이, 박 전 대통령이 독재 정치를 했다는 비판과 관련, 그는 “두 분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4·19 혁명 주축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할 것”이라고 했다. 올 연말까지 편집을 끝낸 후 내년 초 개봉을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계 일부 후배들이 자신의 이번 작업에 대해 실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영화계 실세들이 진보 좌파적 정치의식을 표방하기 때문에 젊은 감독들도 그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젊은 시절 개인주의에 빠져 나도 그랬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나이가 들면 나처럼 세상사를 통섭하고 역사를 멀리 내다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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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