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활동 중단한 싱하이밍… 한국서 대사임무 수행 사실상 어려워져


싱하이밍(形海明·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15일로 일주일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잠행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비판받은 싱 대사가 국내에서 정상적 대사 임무를 이어가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한·중 관계가 중국의 조치에 좌우될 전망인데 중국도 당장 반응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출구전략을 찾을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린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미국에 베팅하지 말라”며 한국에 겁박성 언급을 늘어놓은 이후 이날까지 일주일째 공식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매일 국내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공식 발언을 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 대사관 직원들에게 모든 한국인과의 접촉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말도 나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대사관 홈페이지에 싱 대사와 이 대표 회동 결과를 공개하면서 최근 사태를 촉발한 싱 대사의 민감 발언은 빠뜨린 채 “(싱 대사는) 중국이 일관되게 한국의 핵심 우려를 존중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만 했다.

대통령실이 싱 대사에 대한 조치를 중국에 요구한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이 취할 조치에 따라 한·중이 계속 갈등할지, 대화로 방향을 틀지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당장 한국 요구에 응하며 양보하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일단 버티기로 일관해 시간을 끌면서 출구전략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짙다. 그러나 싱 대사의 역할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중 갈등을 방치하기도 어려운 만큼 중국도 조만간 한국의 요구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방송에서 “이번 사태는 중국이 민주당을 이용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지금 주요국에 파견돼 있는 대사들에게 전랑(戰狼) 외교를 시키고 있다는 건 위태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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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